임규호의 특급작전

  • 진행: 임규호(월~금)
  • 제작: 이영락   |   작가: 유혜미, 나소영   |   취재: 박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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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의 승부

만성피로

특급작전 | 2017.02.07 16:36 | 조회 1099

) 안 피곤한 사람이 세상에 어디 있느냐고들 한다. 하지만 하루이틀 피곤한 정도로 만성피로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1주에서 3주가량 푹 쉬어도 회복되지 않는, 피곤한 상태가 6개월 이상 지속된 것을 만성피로증후군이라고 한다. 아직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는데 원인을 모른다기보다는 원인이 여러가지가 합쳐서 생긴다고 본다. 감염이나 면역체계, 내분비계의 이상, 스트레스나 충격 등이 섞인 상태에서 발생할 수 있다. 환자 각자의 원인은 환자 본인이 제일 잘 알 때가 많다. 제가 어디 아프고 나서 잘 쉬지 못하고 계속 일을 하느라 힘들었는데.. 그러다가 집에 우환이 있었고.. 하며 이야기를 한다.

 

) 한의학에서는 노권상이라고 하였는데 외부의 자극이 없는 내상에 의해 나타난다고 했다. 늘 노곤해서 말하는 것도 싫고 움직이면 숨이 쉽게 차고 땀이 나며 가슴이 답답하면서 불안해하는 등의 증상을 보인다. 영양을 받아 원동력을 만들어내고 운용하는 비장과 신장의 정기가 허약한 것이 원인이라고 하였다.

 

Q) 만성피로 증후군의 증상은 구체적으로 말하면 어떤가

 

) 가장 중요한 증상은 네 가지이다.

 

피로가 확실하게 있는데, 왜 그런지 다른 질환이 없는 상태가 6개월째 지속적, 혹은 반복적으로 있다. 어제 오늘 최근에 있었던 구체적인 힘든 일 때문에 생긴 피로가 아니다. 좀 쉰다고 회복되지 않는다. 스스로의 활동이 실질적으로 감소해야 한다. 활동이 증가해서 피로한 것을 병이라고 붙이기는 애매하지 않은가.

 

 

 

) 일부의 환자들에게서는 과민성 대장증상이나 여러가지 소화기 증상, 식은땀이나 어지러움, 가슴이나 머리의 통증, 감정기복이나 우울감, 냄새나 화학물질에 민감해지는 것 같은 증상들이 정말 다양한 조합으로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증상들이 다른 구체적인 질환에 의한 것이면 만성피로증후군에 해당되지 않는다. 병원에 만성피로감 때문에 오시는 분들 중에 2/3정도는 다른 병에 의한 것이고 1/3정도가 만성피로증후군이다.

 

Q) 다른 증상에 의한 것이면 만성피로 증후군이 아니란 이야기다. 그러면 어떤 질환이 있을 때 만성피로 증후군으로 보일 수 있을까

 

) 흔하게는 수면장애나 빈혈을 고려해야 한다. 사람들은 꿈을 많이 꾸거나 너무 피곤해서 기절하듯 자는 경우에도 수면장애라고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빈혈의 경우도 쉽게 피곤하고 숨이 가쁘면서 수족이 저리거나 차기 쉽다. 좀더 심각한 질환은 결핵이나 당뇨, 간염, 갑상선질환이 있다.

 

) 결핵과 만성간염을 꼭 고려해봐야 한다. 결핵이라하면 옛날 병 같은 느낌이지만 단체생활을 하는 학생들에게서 많이 나타날 수 있다. 한의학에서 결핵을 노채라고 하였는데 피로해서 생기고 생기면 피곤해진다고 언급했다. 옮기는 피로라고 여겨지기도 했다. 결핵, 특히 폐결핵이 있으면 환자는 마른기침이 심하게 계속된다. 식욕이 감소하며 체중이 감소한다. 피곤하고 만사 의욕이 없다. 열이 나거나 잠잘 때 식은땀을 흘리기도 한다. 만성간염이 있을 때 흔히 생각하는 바와 달리 피부가 뚜렷하게 누렇게 되지는 않는다. 식욕부진과 메스꺼움같이 소화부담을 많이 느끼고 피로와 나른함이 주로 나타난다. 심한 운동이나 음주로 간에 부담을 주면 더하다.

 

Q) 만성피로 증후군이 구체적으로 어느 장기가 망가지거나 균이 들어온 것은 아니다. 그래도 요새 중요하게들 생각하는 이유는 뭘까.

 

) 만성피로 증후군은 증상이 확실치 않다보니 얼마나 흔하고 얼마나 중요하다고 딱 잘라 말하기가 쉽지 않다. 미국에서는 80만명이 앓는다는 얘기도 있고 250만명이 앓는다는 얘기도 있다. 그래도 적지 않은 수 인건 확실하다. 또 환자들이 한창 적극적으로 생활해야 할 30대에 많이 분포하기 때문에 사회적인 비용도 적지 않다. 그런데 이런 저런 사실들보다 더 중요한 이유가 있는 것 같다. 만성피로증후군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나도 혹시 그런가, 라고 체감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세상이 워낙 빠르게 변화하다 보니 모두 일종의 적응장애를 보이게 된다. 수많은 자극과 변화가 빠르게 있는데 사람의 몸은 도저히 거기에 적응을 하기 어렵다. 여전히 오래 앉아 있으면 허리가 아프고 차를 타면 멀미가 난다. 만성피로증후군은 더 적응을 어렵게 만든다. 업무는커녕 취미에도 집중하기 어렵게 만들고 의욕을 떨어트리며 재미도 더 못 느끼게 된다. 그러면 병이 우울하게 만들고 우울함이 병을 깊게 만드니 끊지 않으면 안될 고리이다.

 

Q) 만성피로 증후군 환자는 어떻게 도움을 받아야 할까.

 

) 만성피로증후군 환자는 한의원에 많이들 오신다. 많은 검사 후 별 이상이 없다는 말에 지친상태로 오는 경우가 많다. 한의학은 전통적으로 환자의 주관적 피로의 양상이나 그에 동반하는 여러 증상을 일찍부터 중요한 진단수단이자 치료대상으로 여겨왔다. 똑같이 피곤한데 얼굴이 달아오르는걸 느끼는 사람이 있고 시큰시큰 시리는 것을 느끼는 사람도 있을 수 있는 것이다. 환자의 피로감, 수면, 소화, 감정상태를 종합해서 피로가 호흡기와 결합이 되었는지, 피로가 순환기 혹은 정력이나 감정기복이 결합되었는지에 따라 치료하게 된다(肺脾氣虛型, 心脾血虛型, 脾腎陽虛型, 肝腎陰虛型).

 

Q) 집에서 스스로 신경을 쓸만한 것은 어떤 것이 있을까

 

) 잘 쉬는 것이 물론 중요하다. 쉬어봐야 소용없다며 자포자기하듯 더 열심히 생활하시는 분들이 간혹 있는데 그러다 잔병치레에 더 시달리실 수 있다. 억지로 몸을 움직이게 하기 위해 커피나 단 음식에 빠지시는 분들이 있고 혹은 억지로 기분을 띄우기 위해 음주에 빠지실 수도 있다. 커피나 단 음식을 과하게 하면 피로감과 기분에 기복이 심해질 수 있으니 과도하게 하지 않으시도록 주의하셔야 한다. 음주는 말할 것도 없이 과도하면 간을 손상시키고 피로감을 더하게 할 수 있다.

 

) 무리한 운동을 하는 것보다는 많이 걸으면서 볕을 좀 쬐시는 것이 좋다. 요가나 명상같이 정적인 운동으로 긴장을 풀어가는 것도 좋다. 오미자나 유자같이 새큼한 맛을 가진 차도 원기를 보충하고 기분을 전환하는데 도움이 된다. 비타민 C와 항산화물질이 풍부해서 피로를 더는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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