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규호의 특급작전

  • 진행: 임규호(월~금)
  • 제작: 이영락   |   작가: 유혜미, 나소영   |   취재: 박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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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의 승부

식욕에 관하여

특급작전 | 2017.03.21 14:10 | 조회 1106

Opening)먹고 산다는 것은 꼭 필요해서 하는 일이지만 큰 인생의 즐거움이기도 하다.

 

Q) 적당한 정도의 식욕은 어느 정도인가.

 

) 사람의 기운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부모님에게서 받는 선천의 기운과 음식으로부터 들어오는 후천의 기운이다. 식욕은 이 기운이 들어오는 관문의 역할을 하게 된다. 내가 활용하기에 충분한 만큼, 내가 받아들일 수 있는 만큼 기운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정상적인 식욕과 식사량을 갖고 있는지는 가장 단순하게 식사시간이 기다려지는지, 식사시간이 아닐 때에는 음식을 먹지 않고도 견딜 수 있는지, 체중의 변화가 급격하게 있지 않은지를 살펴보면 된다.

 

Q) 식욕부진의 원인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 한의학 문헌에서는 식욕부진의 원인을 크게 4가지 정도로 나누어 본다. 첫번째는 식상, 식적이라고 불리는데, 흔히 말하는 체하거나 식중독 등의 증상이다. 두번째 비위구허라 하여 소화기가 허약한 경우이다. 조금만 먹어도 금방 배불러하고 자극적인 냄새를 맡으면 토하거나 힘들어한다. 세번째 우사상비는 긴장이나 스트레스로 입맛이 없는 증상이다. 우울증이나 심리적인 섭식장애의 경우이다. 네번째는 원기허, 중병환자가 기력이 없어서 잘 먹지 못하는 경우이다. 먹어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고 설사 등으로 소모되기도 한다. 작게는 식사를 할 때마다 설사를 하는 증상부터 크게는 악액질 환자 같은 경우라 볼 수 있다.

 

Q) 어느 정도의 식욕부진이 나타나면 문제가 된다고 보는가

 

) 식욕부진은 식사량이 줄어들어 영양부족의 원인이 된다. 영양결핍이나 체중감소가 확실히 드러날 정도라면 문제가 된다. 아이들의 경우 성장속도나 발달정도가 또래 아이들에 비해 떨어질 수 있다. 성인의 경우에는 정상 혹은 마른 체중이던 사람이 15%이상 체중이 줄어든다면 상당히 심각한 식욕부진이라 본다. 여성의 경우라면 생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식욕부진의 원인이나 몸 상태에 따라 입맛이 없는 것 외에도 다양한 다른 증상을 함께 가지고 있다. 우울증이나 갑상선 기능저하증 같은 질환도 식욕부족의 흔한 원인이 될 수 있다.

 

Q) 노인의 식욕부진

 

) 노화에 따라 후각과 미각의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음식 자체가 맛이 없다고 느낄 수 있다. 또 위장의 탄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위가 늘어났다는 느낌이 금방 느껴져서 식욕이 떨어진다. 포만감호르몬은 증가하게 되고 노르에피네프린 같이 식욕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은 감소한다. 질환에 의해 활동량이 떨어지고 근육이 줄어드는 것 또한 식욕이 저하되는 원인이다. 사회적인 요인이나 심리적인 요인도 중요하다. 우울증에 의해 식욕이 저하되는 경우, 또는 식사준비의 의욕이 저하되어 챙겨먹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암이나 갑상선질환 같은 소모적인 질환에 의해 식욕은 없어지는데다가 체중은 크게 줄어들 수도 있다.

 

) 평소 어르신들은 체중을 유의해서 관찰할 필요가 있다. 호흡기 증상이나 입마름 같이 맛을 잘 느끼지 못하게 만드는 질환을 돌봐드리는 것이 도움이 된다. 변비에 의해 가스가 차는 것도 식욕이 줄어드는 요인이 된다. 가급적 매 끼니를 혼자 식사하지 않도록 하고, 가장 잘 드시는 때의 식사 때 많이 드실 수 있도록 한다. 다른 식사와 사이사이 간식은 부담되지 않는 종류로 적게 자주 하도록 한다. 입맛이 둔해져서 짠 음식을 과도하게 드실 수 있으니 소금이 과도하지 않도록 밑반찬을 점검해드리는 것도 좋겠다.

 

Q) 아이들이 잘 먹지 않아서 고민이라면

 

) 우리 애가 밥을 잘 먹지 않는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먼저 확인하게 되는 게 아이의 체중과 간식 여부이다. 우선 잘 먹지 않는 것 같아도 성장 속도가 정상이고 체중이 키에 비해 정상이라면 정상적으로 먹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보통 아이들이 밥을 잘 먹지 않는 흔한 이유는 간식을 이미 먹었기 때문에 배가 크게 고프지 않다거나 밥보다 맛있는 간식을 먹고 싶은 것이다. 이런 아이들은 키나 성장속도가 정상이다. 혹은 밥은 잘 안 먹는데 다소 비만한 경우도 있다

 

) 많이 먹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억지로 입안에 물고 있다가 꿀꺽 삼키곤 하는데 이런 습관 때문에 소화기가 건강하지 못해진 아이들도 많다. 또는 변비가 있는 아이들은 배에 가스가 많이 차있기 때문에 속이 그득하고 답답해서 식사를 잘 못하는 경우가 있다. 소화기가 원래 허약한 아이들도 있지만 오히려 소화제나 변비치료를 통해 입맛이 돌아오는 아이들도 많다.

 

Q) 다른 병이 있어서 식욕부진이 오는 경우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 일반적인 소화기 질환이 있는 경우도 식사를 즐겁게 하기 어렵다. 그 외 간염이나 갑상선 기능저하증도 식욕부진의 원인이 된다. 치료과정에서 식욕부진이 나타나기도 하는 것으로 암이나 당뇨가 있다. 특히 암환자는 암 자체보다 식욕부진과 악액질 때문에 기력을 많이 잃게 되기도 한다. 최근 통합치료를 하는 의료기관사이에서는 침치료와 뜸치료를 통해 이런 현상을 치료하기도 한다. 미국 MD앤더슨 암센터나 슬론케터링 암센터에서 이런 치료를 응용하는 것이 다큐멘터리로 국내에 방영되어 이슈가 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더 많은 곳에서 이런 전방위적인 치료가 가능하게 되었으면 좋겠다.

 

Q) 어린 학생들부터 해서 날씬하고 싶다는 생각 때문에 일부러 식욕부진에 걸리는 경우도 있다고한다. 학부모들 입장에서는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

 

) 신경성 식욕부진, 혹은 거식증이라고 하는 증상이다. 어린 여학생들에게서 많이 생기긴 하지만 성인에게서도 종종 볼 수 있다. 먹토라고 혹시 들어보셨는지 모르겠다. 80년대 중반에 태어나서 학교에 다닌 나는 중고등학생 때 들어봤었다. 살찌기 싫어서 많이 먹을 때마다 토하는 아이들이 있고 심지어 따라해 보는 아이들이 있다. 대개는 다행히도 지속할 수 없다. 이런 행동을 지속하는 아이들은 이미 일부러 토한다고 할 수 없다. 스트레스가 극한에 다다랐을 때 비교적 통제가 가능한 스스로의 몸에 과도한 억제를 하게 된다. 스스로의 체형에 관해 왜곡된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주위로부터의 걱정이나 치료를 하려는 관여가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지지가 않는 상태이다. 억지로 먹이려는 의지의 싸움보다는 정신적인 치료와 상담이 필요하다. 아예 처음부터 음식을 입에도 대지 않는 경우와 먹고 나서 심한 스트레스와 함께 구토를 하는 증상, 혹은 과도할 정도로 많이 먹고 토하기도 한다. 정신과적 질환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상담 및 치료를 하면서 소화기에 대한 재활치료를 해야 한다.

 

Q) 반대로 과도한 식욕 때문에 견디기 힘들다고 하는 경우는 어떻게 해야할까.

 

) 스트레스가 식욕을 오히려 심하게 만드는 경우가 있다. 아까 얘기한 거식증과 반대되는 현상인 것도 아니다. 심하게 먹고 나서 토하는 식으로 거식증이 함께 있는 경우도 있고, 식욕만 심하게 늘어나는 경우도 있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졸이 과도하게 분비되기 때문이다. 긴장에 의한 증상이기에 수면이나 생활환경을 같이 고려해서 치료한다. 이런 경우는 숨이 찰 정도의 짧게짧게 격한 운동을 하면 오히려 호르몬 조절이 쉬워지기도 한다.

 

혹은 영양 불균형으로 인한 칼슘결핍 또한 이상식욕을 많이 일으킨다. 바깥에서 음식을 많이 사먹는 경우는 소금, 그러니까 나트륨 섭취량이 과도하기 쉽다. 과도한 나트륨 섭취는 칼슘이 우리 몸 밖으로 빠져나가게 만들고, 칼슘의 결핍은 사람의 신경을 날카롭게 만들고 초조함과 강한 식욕을 느끼게 할 수 있다. 반찬을 짜지 않게 먹도록 하시면 좋겠다.

 

그 밖에 갑상선 이상이나 당뇨 같은 질환의 경우에도 식욕의 조절을 어렵게 만들 수 있기에 전에 비해 체중이 빠르게 늘면서 피로는 더해간다면 건강상태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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